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자기부담금, 누수 사고는 기준이 다릅니다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은 보상이 되느냐 안 되느냐만 놓고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3년간 증권을 들여다보면서 보면, 실제로 청구할 때 놀라시는 지점은 다른 데 있습니다. 보상은 되는데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입니다.

자기부담금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금액이 사고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이 글은 "무엇이 보상되나요"가 아니라 "보상될 때 얼마가 빠지나요"에 답하려고 합니다.

알아두실 용어 세 가지

용어
일상생활배상책임일상생활 중 실수로 남의 몸이나 물건에 손해를 입혀 물어줘야 할 때, 그 돈을 대신 내주는 보장
자기부담금손해액 중 일정 금액까지는 본인이 부담하고, 그 위부터 보험이 내주는 구조
비례보상같은 보장이 여러 개 있어도 실제 손해를 넘겨 받을 수는 없고, 보험사들이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

누수는 다른 사고보다 자기부담금이 높습니다

금융감독원이 2024년 5월 29일 발표한 [금융꿀팁] 153호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가입시 알아야 할 유익정보 및 분쟁조정사례를 알려드립니다」에 실린 보험사별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회사가 같은 기준을 쓰고 있습니다.

사고 종류자기부담금
대물 — 누수50만원
대물 — 누수 외20만원
대인없는 경우가 많음

같은 자료에 실린 15개 판매사 중 12개사가 이 구조입니다. 다만 회사와 상품에 따라 다르게 정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내 증권의 조건은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누수만 유독 높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아랫집 도배와 장판 비용이 백만 원이 안 나오는 경우도 흔한데, 거기서 오십만 원이 빠지면 체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본인 집 벽지는 보상되지 않습니다

누수가 나면 아랫집만 물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도 상합니다. 그런데 우리 집 피해는 이 보장의 대상이 아닙니다.

금융꿀팁 153호의 분쟁조정사례에 이 상황이 그대로 나옵니다. 배관 누수로 아랫집이 피해를 입고 본인 집 벽지도 손상된 경우, 배상책임이 발생한 아랫집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받을 수 있고 본인 집 벽지 손상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보장은 이름 그대로 남에게 물어줄 돈을 내주는 것입니다. 내 재물이 상한 것은 다른 보장이 맡습니다.

다만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같은 사례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업체를 불러 누수 원인을 탐지한 비용은 손해방지비용으로 보상 대상이라고 안내합니다. 피해를 줄이려고 쓴 돈은 성격이 다르게 취급됩니다.

세대를 같이하는 친족에게는 나오지 않습니다

가족 간 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꿀팁 153호는 피보험자와 세대를 같이하는 친족에 대한 배상책임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여기서 기준은 '가족'이 아니라 '세대를 같이하는지'입니다. 따로 사는 형제나 부모의 물건을 파손한 경우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정하지 마시고 약관을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두 개 있어도 두 배로 나오지 않습니다

증권을 펼쳐보면 이 보장이 두 군데, 세 군데 붙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해보험이나 운전자보험에 특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보험을 들 때마다 하나씩 쌓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두 개 이상 가입하더라도 보상한도 안에서 실제 부담한 손해배상금을 비례보상한다고 안내하며, 자기부담금이 없고 가입금액이 같은 두 보험사에 가입한 상태에서 손해배상금이 300만원인 경우 각 보험사가 150만원씩 보상하는 예를 들고 있습니다.

두 보험사가 나눠서 낼 뿐, 내 손에 들어오는 총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겹친 것은 정리해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보상한도 증액 등 보험 가입 필요성을 고려하여 추가 가입 여부를 결정하라고 안내합니다. 한도를 늘리려는 목적이 있었다면 겹쳐 두는 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판단을 거쳐 겹친 경우가 드물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은 이 보험 들 때 하나, 저 보험 들 때 하나가 자기도 모르게 붙어 쌓입니다.

목적이 있어서 겹친 것과 모르고 겹친 것은 다릅니다. 확인해 보시고 판단하시는 것과, 모르고 계신 것도 다릅니다.

확인은 파인에서 5분이면 됩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파인(fine.fss.or.kr)의 '내보험 다보여' 메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후 보험계약현황에서 보험상품명을 눌러 들어가야 그 안에 붙은 항목이 펼쳐집니다.

보험을 몇 개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이 항목이 몇 군데 붙어 있는지를 세셔야 합니다. 그리고 각 증권의 자기부담금과 보상한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함께 보십시오.

아래 표는 실제 계약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계약 수와 조건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가지고 계신 계약이 항목이 있나피보험자 범위
상해보험있음가족형
운전자보험있음기본형
주택화재보험없음
실손보험없음

계약은 네 개인데 이 항목은 두 군데에 있고, 하나는 가족까지 하나는 본인만입니다. 이 표는 어느 증권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전부 펼쳐 항목 단위로 대조해야 나옵니다.

애초에 보상되지 않는 경우

금융꿀팁 153호가 안내하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 직무수행 중 사고 — 일상생활 중 사고에 비해 위험과 배상 규모가 현저히 커질 수 있어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규정돼 있습니다.
  •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 원동력이 사람 힘이 아닌 이동장치는 약관상 '차량'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사람 힘으로만 움직이는 자전거는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본인 차량으로 낸 사고 — 자동차보험이 맡습니다.
  • 천재지변 — 지진, 해일 등으로 타인에게 발생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신순주 지사장의 한 줄 조언

이 보장은 보험료가 크지 않아서 여기저기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있느냐 없느냐"만 확인하고 넘어가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정작 청구하실 때 물어보시는 건 "왜 이만큼밖에 안 나오죠"입니다. 자기부담금이 얼마인지, 누수는 다르게 잡혀 있는지, 내 증권 주소가 지금 사는 집이 맞는지 — 이 세 가지는 사고가 나기 전에 확인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는 바꿀 수 없는 것들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은 사고 종류에 따라 자기부담금이 달라지며 누수는 50만원, 그 외 대물사고는 20만원으로 정한 회사가 많습니다. 누수가 나도 아랫집 피해만 보상되고 본인 집 벽지 손상은 보상 대상이 아니며, 세대를 같이하는 친족에 대한 배상책임도 보상하지 않습니다. 이 보장이 두 군데 이상 붙어 있어도 보험금이 두 배로 나오지는 않고 실제 부담한 손해배상금 한도에서 비례보상됩니다. 다만 보상한도를 늘릴 목적이었다면 겹쳐 두는 데 이유가 있으므로, 파인에서 몇 군데 붙어 있는지와 각각의 자기부담금·한도를 확인한 뒤 판단하시면 됩니다.

오늘 하실 일 하나

파인에 들어가 이 항목이 몇 군데 붙어 있는지, 그리고 각 증권의 자기부담금이 얼마인지 확인해 보시는 것입니다.

보험은 계약 단위로 기억되지만, 실제로 돈이 나오는 것은 항목 단위입니다. 계약을 세는 습관에서 항목을 세는 습관으로 바꾸시면 이 보장 하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망보장은 세 계약에 걸쳐 쌓여 있는데 정작 수술비는 비어 있는 식의 불균형이, 같은 방식으로 보입니다.

보험 리모델링 체크리스트 7 — 스스로 점검하는 법